[상하이 여행] 엄마와 떠난 3박 4일 3일차: 우전 수향마을 투어(동책/서책), 인민광장 산책

2026.02.02sunset/해외 여행

오늘은 상하이 여행 3일 차입니다. 오늘은 우전 수향마을 투어가 예정된 날이에요. 우전 수향마을은 상하이 근교에 위치한 마을로, 소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운하를 따라 이어진 목조 건물과 돌다리, 물길 위로 오가는 배가 어우러진 곳이에요. ‘물의 마을’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여행 준비기에 이미 작성해 두었지만, 저는 마이리얼트립에서 미리 예약을 해두었어요. 찾아보면 투어사가 여러 곳 있고 리뷰가 많은 곳들도 있었지만, 저는 제가 묵은 호텔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픽업이 가능한 투어사를 선택했습니다. 시간대가 너무 이르지 않다는 점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1시에 픽업 예정이라 느지막이 일어나 조식을 먹고 왔어요. 밥도 밥이지만, 와플 위에 휘핑크림과 초코 소스, 토핑을 얹어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상하이 래디슨 컬렉션 호텔 조식 음식 사진
오른쪽 국수가 엄마가 좋아했던 국수


10:00

숙소 주변 구경, 미니소

아직 한 시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숙소 근처를 구경하고 왔어요. 숙소 바로 옆에 미니소가 있길래 들어가 봤습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다이소 같은 곳일 줄 알았는데 피규어 천국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하고 귀여운 피규어들이 가득해서,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격대는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라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좋습니다. 저는 가장 귀여운 친구 하나를 입양해 왔어요.

상하이 미니소 내부 사진


Ten Fu's Tea

어제 티엔즈팡에서 선물용만 사고 정작 제가 마실 차를 사지 않았던 게 생각나, 숙소 근처에 있는 티 전문점에 들렀어요. 하나하나 시음해 보며 알게 된 제 취향은 우롱차였습니다. 차 향이 정말 좋았어요. 적당히 달면서도 계속해서 향을 음미하고 싶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지금은 사 온 차를 거의 매일, 정성스럽게 타서 잘 마시고 있습니다.

상하이 Ten Fu's Tea 차를 타주고 있는 모습
좋았던 서비스


인민 광장, 人民广场

날씨가 좋아 인민광장에서 산책하려고 Xicha에서 음료를 사 들고 나왔어요. 상하이 중심에 위치한 인민광장은 상하이를 대표하는 대형 광장 중 하나라고 해요.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자연 속을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좋게 느껴졌습니다.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걷다가 잠시 앉아 음료도 마시고 사진도 찍었어요. 평일 낮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많아 어딘가 동묘 같은 분위기도 살짝 느껴졌습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이라 시간이 있다면 여행 중 잠시 자연 속을 거닐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요.

상하이 인민광장 나무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
상하이 인민광장 사진 나무 사진
상하이 인민 광장 벤치에 앉아서 음료를 먹고 있는 사진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난징동루 거리에서 미니 관광 열차를 탔어요. 5위안이었고. 걸어갈 수도 있는 거리였지만 앉아서 천천히 주변을 구경하며 이동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오늘의 소소한 행복이였습니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 잠깐 쉬었다가 건너편 호텔 픽업 장소로 나갔습니다.


13:00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여유 있게 픽업 장소에 도착해 가이드분을 만났습니다. 상하이 시내에서 우전(Wuzhen)까지는 전용 버스로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출발 전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라는 친절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버스에 탑승하니 가족 단위부터 친구, 혼자 오신 분들까지 다양한 여행객들이 모여 있었고, 저희를 포함해 총 13명 정도가 함께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출발하는 길에는 가이드분께서 상하이와 우전 수향 마을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렇게 투어나 패키지를 이용하면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패키지 여행을 자주 해본 편은 아니지만, 여행 중 하루 정도 투어를 넣는 건 좋아하는 편입니다. 거리가 있는 곳을 다 같이 이동할 수 있어 편하기 때문이에요.
가이드분을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도 있었는데, 상하이에는 산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있어도 동산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여기 와서 산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가이드분이 “상하이에 와서 없는 게 뭐 같나요?”라고 물으셨는데, 엄마가 작게 “쓰레기요”라고 속삭이셨습니다. 왜냐면 저희가 상하이에 와서 길에 쓰레기를 못본 거 같아요. 밤 늦게 까지 청소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릴리안 베이커리 에그타르트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가기 전에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간식으로 나눠주셔서 넘 좋았습니다. 여기에 마그넷과 유명한 토끼 사탕까지 챙겨주셔서 더욱 알찬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우전 수향 마을 동책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사진

도착해서 마주한 풍경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곳에 마음을 빼앗긴 것 같아요. 고즈넉하니 너무 좋은 장소였습니다.
작은 배를 나눠 타고 들어간 뒤, 돌아오는 길은 걸어서 나옵니다. 동책 구간에서는 가이드분의 설명을 들으며 다 함께 천천히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배를 타면서 찍은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가옥 사진

저 집들은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라고 해요. 어쩌다 보니 보트 끝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명당이었네요. 물 위를 천천히 가르며 지나가니 괜히 마음도 느긋해지고, 유유자적한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적한 분위기라 더 좋았어요.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내부 사진
하품을 하고 있는 강아지
순간포착
상하이 무튀김 음식 사진
맛도리 무튀김

이제 보트에서 내려 안쪽으로 들어가 골목골목을 구경했습니다. 이곳에 오니 비로소 중국을 여행하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어요. 마치 걸어서 세계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도 들었고, 이상하게 마음이 설레면서 좋았습니다. 가구 박물관을 포함해 두세 곳 정도 함께 들러 둘러봤던 것 같아요. 중간에 가이드님이 무튀김도 사주셨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드셔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건물에 기대고 있는 나무 사진
너무 좋다.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파란천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동책 파란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

동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장소는 파란 염색천을 널어둔 곳이었습니다. 전통 남염 문화를 보여주는 이 공간은 동책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하늘 높이 걸린 천들이 바람에 천천히 흩날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와' 소리가 나왔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골목 안쪽에 숨어 있었다니, 마치 우연히 발견한 비밀 공간 같았습니다. 천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올려다본 하늘은 파란빛으로 물든 한 장의 그림 같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음까지 고요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풍경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17:00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다시 투어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해 서책에 도착했습니다. 서책은 동책보다 규모가 크고, 특히 야경이 유명한 곳이에요. 그래서인지 투어도 낮시간이 아닌 해질 무렵부터 저녁 시간대에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동책에서는 가이드님과 함께 이동했다면, 이곳에서는 약 두 시간 정도 자유롭게 둘러보는 일정이었어요. 길을 잃지 말고 출구를 잘 찾아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규모가 꽤 컸습니다. 중간중간 다리를 건너며 구경해보라는 팁도 함께 전해주셨어요.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호수 위에 배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해가 저물고 있는 모습

확실히 해질 무렵이라 분위기가 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녁도 자유롭게 하라고 하셨는데, 먼저 식사를 하고 구경할 수도 있고 둘러보다가 중간에 밥을 먹어도 되는 일정이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이 해질 무렵의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해가 완전히 진 뒤에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웠거든요. 노을빛으로 천천히 물들어 가는 물가를 바라보고 있으니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인생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조명 가게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나무 관련 소품을 팔고 있는 스토어

중간중간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걷는 내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012

그리고 날씨도 조금 쌀쌀해지고 슬슬 배가 고파져서 서책 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왔어요. 생각보다 서책 안에는 식당이 많지 않은데, 지나가며 ‘여기 들어가 볼까?’ 하고 눈여겨봤던 곳이 바로 미리 봐두었던 식당이었습니다. 이름은 Dachafan이에요. 국물 요리, 면 요리, 고기 요리 이렇게 세 가지를 주문했는데, 사실 메뉴 이름만 보고 추측해서 고른 거라 큰 기대는 없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다 맛있어서 선택이 성공적이었습니다. 내부도 깔끔하고 규모도 있는 편이라, 서책에서 저녁을 먹어야 한다면 이곳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일 것 같아요.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밤 풍경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밤 조명이 켜진 모습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저녁 조명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야경 사진
우전 수향 마을 투어, 서책 저녁 야경 탑 사진

확실히 저녁이 되니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어요. 하나둘 켜진 조명들이 공간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는 듯했습니다. 서책의 가장 끝에 있는 탑이 반환점이라 해서, 다시 반대편 출구로 돌아오는 길에는 처음엔 보지 못했던 다른 길로 천천히 걸으며 구경했어요.
(아 , 그리고 길 잃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서책은 동책에 비해 규모도 크고, 전반적으로는 조금 더 상업적인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해질 무렵부터 이어지는 저녁 야경을 감상하기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제 마음은 동책 쪽으로 더 끌렸습니다. 좀 더 전통적이고, 조용히 가라앉은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2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였는데, 엄마와 저는 생각보다 빠르게 둘러보고 나와 근처 스타벅스에 앉아 잠시 쉬었어요. 이후 약속된 시간에 다시 모여 상하이 도심으로 돌아왔습니다. 투어 중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버스 의자가 살짝 불편했다는 것 정도? 그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상하이 망고 포장 사진


상하이 여행 3일 차의 마지막 밤이네요.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은 잠시 내일로 미뤄두고, 숙소 근처 과일 가게에서 망고를 사 와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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