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행] 엄마와 떠난 3박 4일 2일차: 우캉루, 점도덕, 황푸강 유람선

2026.01.28sunset/해외 여행

상하이를 다녀온 지 한 달 정도가 되었는데, 기억들이 조금씩 휘발되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아요. 더 잊히기 전에 그때의 기억들을 붙들고, 미래에 다시 꺼내 볼 수 있도록 기록해 두어야겠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이렇게 글로 남기는 시간도 여행만큼이나 행복한 순간입니다.

1일 차에 도심 부근을 가볍게 둘러봤다면, 2일 차에는 살짝 거리가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움직여 볼 예정입니다. 다행히 상하이는 택시비가 저렴한 편이라, 오늘은 디디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우캉루/우캉맨션을 시작으로 티엔즈팡, 점도덕에서 점심을 먹고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신천지 거리까지 둘러본 뒤 숙소에서 잠시 쉬고 저녁을 먹은 후 유람선을 타는 계획입니다. 일정만 보면 하루를 꽉 채운 느낌이라 조금 빡빡해 보일 수 있지만, 동선을 따라가 보면 멀리서 시작해 점점 숙소 쪽으로 돌아오는 흐름이고 대부분의 장소들이 가까이 붙어 있어 생각보다 무리 없는 일정입니다. 한 곳을 들르면 자연스럽게 주변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여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08:00

조식 먹고 나갈 준비

레디슨 컬렉션 호텔에 3박 머무르면서 조식도 3일 내내 이용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은 밥힘이다 보니 든든하게 먹고 출발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조식 뷔페는 로비층에 위치해 있는데,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배가 고픈 스타일이라 정신없이 퍼서 먹다 보니 내부 음식 사진은 하나도 남기지 못했네요. 생각보다 음식 가짓수도 많고 빵 종류도 다양해서 3일 내내 질리지 않게 잘 먹고 온 것 같습니다. 엄마의 픽은 따뜻한 국수였고, 저는 빵이 많아서 특히 만족스러웠어요. 그렇게 든든하게 조식을 마치고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신기한 게 보통 숙소에는 사진이나 그림 같은 액자가 걸려 있는데, 제가 묵은 방에는 우캉멘션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오늘 저기에 간다고 말씀드리고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 택시 안에서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요.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 이 운세는 저에게 딱 맞는 이야기 같았어요. 인생에는 한 번, 아니 여러 번 잠시 방황하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또다시 인생의 갈피를 새로 잡아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파파고로 이미지 번역을 했어요.


09:30

우캉루 우캉멘션, 武康路

우캉루는 상하이 속 작은 유럽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프랑스 조계지 시절의 분위기가 남아 있어 거리 자체가 참 예쁘게 느껴져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물이 바로 1920년대에 지어진 우캉멘션으로, 독특한 삼각형 구조 덕분에 사진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캉멘션을 시작으로 안푸르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기념품 가게도 나오고, 유명한 곰돌이 카페도 만날 수 있어요. 곰돌이 카페가 있는 골목에는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특히 브렌디와 내부 인테리어가 예뻤던 락피쉬 매장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라 산책하며 커피 한 잔 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착하니 정말 건물 맞은편에 많은 인파가 있었어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진 찍어 드릴까요?” 하고 말을 거는 분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만약 혼자 여행을 왔다면, 사진 한 장쯤은 비용을 지불하고 부탁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엄마 인생 사진을 하나 건져 드린 것 같은데요. 이쯤 되니 여기서 사진작가로 일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 파리 미술관에서 사설 도슨트로 일하시는 분들을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주거나 그림을 그리며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게 정말 성공한 삶 아닐까요.

상하이 우캉루 안푸르 거리 청소를 하시는 인물 사진
상하이 우캉루 안푸르 거리 나무와 건물 사이를 걷고 있는 사람
상하이 우캉루 안푸르 거리를 걷고있는 나의 사진

낮이라서인지, 길 위에 차가 거의 없어 한층 더 느긋하게 느껴지던 산책길이었어요.


10:00

곰돌이 카페, 13 de Marzo cafe

우캉멘션에서 산책을 하며 올라오다 보면 유명한 곰돌이 카페가 나옵니다. 음료를 주문하면 컵에 귀여운 곰돌이 인형이 붙어 있는데, 귀여운건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좌석은 따로 없고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에요. 저는 당연히 2층에 앉을 공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올라가 보니 편집샵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주문만 먼저 해두고 주변을 구경하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저는 밀크티를, 엄마는 초코라떼를 주문했는데, 귀여운 만큼 맛도 괜찮았습니다.

상하이 곰돌이 카페, 13 de Marzo cafe 건물 사진
곰돌이 카페, 13 de Marzo cafe 카페 내부
곰돌이 카페, 13 de Marzo cafe 건물 곰돌이와 커피를 들고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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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편집샵을 구경하다 발견한 곰돌이 활용법과 나의 취향 공간.


Brandy Melville

1분 거리에 브랜드 멜빌 매장이 있어서 잠시 쇼핑을 했어요. 오프라인 매장은 처음 방문해 봤는데, 요즘 MZ 스타일의 옷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탐나는 옷들도 꽤 있었지만 짐을 늘릴 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놓고 나왔습니다. 특히 가방과 티셔츠가 눈에 들어왔어요. 여행하면서 해외 브랜드 매장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자라나 H&M 같은 매장을 구경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해요.

상하이 Brandy Melville 브랜드 멜빌에서 거울을 보고 옷을 들고 있는 모습
정말 사고 싶은데 못 살 때는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 두곤 합니다. (가방이라도 사올 걸 그랬나..)


11:00

티엔즈팡, Tianzifang

몇 년 전에 티엔즈팡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유독 운치 있는 공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요. 티엔즈팡은 기념품 가게들이 많고, 미로 같은 골목을 따라 천천히 돌아다니며 구경하면 되는 곳입니다.
티엔즈팡에 오는 첫 번째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차(tea) 매장인 ‘블랜버니’가 있기 때문이에요. 골목 사이에 숨어 있어 찾기는 조금 어렵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인테리어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하며 시음도 할 수 있어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를 수 있습니다. 패키지가 워낙 예뻐 선물용으로도 정말 좋았어요. 제가 알기로는 블랜버니 매장이 티엔즈팡에만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엄마는 여기서 친구분들께 드릴 선물을 고르셨습니다.

상하이 티엔즈팡 블랜버니 매장 입구 사진
한국인가? 싶은 카카오페이 안내판


11:30

점도덕, Diandude

걷다 보니 배가 고파서 얼른 점심을 먹으러 점도덕에 왔어요. 점도덕은 상하이에 오면 많이들 찾는 딤섬 맛집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는 지도를 보고 매장을 잘 찾는 편인데, 쇼핑센터 같은 건물 지하 1층에 있어서 찾는 데 조금 애를 먹었어요. 그래도 밥을 먹기 위해 물어물어 결국 매장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웨이팅은 많지 않았고, 대기석에 앉자마자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들어가 보니 매장 규모도 꽤 크더라고요.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주문했습니다. 원하는 차를 선택할 수 있었던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추천이 가장 많았던 홍미창펀을 주문했고, 느끼할까 봐 오이무침도 함께 시켰습니다. 여기에 샤오롱바오, 춘권, 소고기 볶음면까지 추가했어요. 저와 엄마의 원픽은 소고기 볶음면이었습니다. 딤섬집에서 딤섬보다 면이 더 맛있었습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여러 사이드 메뉴를 편하게 주문할 수 있었고, 점심 메뉴로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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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롱바오를 한 개만 덜렁 주문한 건 아니고, 먹다 보니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나중에 찍었네요 ㅋㅋ


12:30

The roof

저는 형식적이지 않은,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들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래서인지 제 알고리즘에 발견된 상하이 건축물 중 하나인 ‘The Roof’ 가 식당에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동하는 길에 있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었습니다. 아마 2일 차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 제 뇌리에 작은 충격을 주었던, 인상 깊은 건축물이었습니다. 만약 이동 동선에 있다면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 한 장 남겨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상하이 The roof 건물 사진
상하이 The roof 건물 정면 사진과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


13:30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大韩民国临时政府旧址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지만, 11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및 휴게 시간입니다. 저는 이 시간을 피해 오후 오픈 시간인 13시 30분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도착하니 한국인 방문객들이 제법 많았고, 줄을 서서 표를 구매한 뒤 입장했어요. 첫 타임이라 그런지 도슨트 분이 계셔서 설명을 들으며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 촬영은 불가해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그만큼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여행지에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상하이라는 도시가 가진 화려함과 빠른 속도감 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이 얼마나 많은 선택과 희생 위에 놓여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상하이에 온다면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는, 이곳만큼은 꼭 시간을 내어 들러보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행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14:00

신톈디, 新天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카페와 식당이 즐비한 거리가 나오는데, 이 일대를 신톈디(신천지)라고 부르는 것 같았어요. 이름이 좀 그렇지만, 생각보다 훨씬 현대적인 분위기의 공간으로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각 매장마다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확실히 스케일이 다르긴 했습니다.
저는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이 근처에 맛있는 빵집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시간을 내서 들러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다만 저와 엄마는 워낙 사람이 많아 금세 기가 빨려버려서,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가볍게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북적임 속에서도 상하이의 또 다른 얼굴을 엿볼 수 있었던 곳이었어요.

상하이 신톈디 거리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은 모습
상하이 신톈디 Boucheron 건물 사진


15:00

숙소, 쉼

일정도 꽤 잘 짠 것 같았어요. 관광지–숙소–관광지로 이어지는 동선에서 숙소가 딱 중간 지점에 있어서, 잠시 들러 쉬었다가 다시 나가기 좋았습니다. 짧게나마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짐 무거운걸 싫어해서 오늘 산 기념품은 숙소에 두고 밤에 추워질 걸 대비해 모자를 챙겨 나갔습니다. 숙소 뷰가 정말 좋아서,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상하이 숙소 뷰로 동방명주가 보이는 사진


17:00

강변성외, Riverside & Courtyard Roast Whole Fish

숙소 근처 맛집을 찾다가 강변성외가 맛있다는 추천이 많아 방문했습니다. 카오위라고 불리는 메뉴를 파는 곳으로, 민물생선을 구운 뒤 양념에 졸여 먹는 요리라고 해요. 저는 마라를 좋아하지만 엄마는 못 드셔서 마라 반, 마늘 반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알배추와 팽이버섯은 꼭 추가하길 추천하고 싶어요. 7시에 유람선 예약이 있어서 한 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매장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오래 걸렸습니다. 메뉴판에 30분 정도 걸린다고는 적혀 있었지만 체감상 그보다 더 걸린 느낌이었어요. 사실 천천히 나와도 괜찮았지만 다음 일정 시간을 맞춰야 해서 점점 마음이 초조해졌고, 언제 나오나 계속 두리번거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처음 주문할때 알리페이가 안 돼서, 여기서 처음으로 위챗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고 한입 먹는 순간, 이 모든 기다림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시간 여유만 있었다면 천천히 음미하면서 밥 두 공기는 충분히 먹었을 것 같아요. 마라도 맛있었지만, 제 음식을 먹다 마늘맛도 한입 먹어봤는데 상하이에서 먹은 음식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적당히 자극적이면서도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어요. 생선도 정말 부들들하고 추가한 알배추도 정말 킥이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먹고 몇 숟갈은 남기고 나온 게 아쉬워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마음 먹고 다시 제대로 즐기러 가고 싶습니다.

상하이 강변성외 가오위 음식 사진
🌶️ 가 폭력적


19:00

황푸강 유람선

야경이 유명한 상하이에서 꼭 하고 가야 할 게 하나 있다면, 저는 황푸강 유람선 타기라고 생각해요. 여행 준비기에도 썼지만 티켓은 마이리얼트립에서 미리 예매했고, 인디고 호텔 회전문 앞에서 수령했습니다. 식당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혀 티켓 수령 시간보다 조금 늦어졌어요. 다행히 직원분이 뛰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이 유람선 승강장이었고, 7시에 출발하는 줄 알았던 유람선은 사실 7시부터 탑승이 시작되는 시스템이었어요.
현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엄마와 저는 도착하자마자 줄을 서서인지 열 번째 안에는 탑승한 것 같아요. 배에 오르자마자 명당을 찾기 위해 위로 올라갔고, 출발 전까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유람선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말수가 줄어들 정도로, 그저 천천히 야경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괜히 가슴이 울렁거리고, 감동이 차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겨울이라 찬바람이 불어 어느 정도 보고 나서는 실내로 내려와 다시 풍경을 감상했어요. 5년 전에 왔을 때보다 유람선 시설도 훨씬 좋아진 느낌이었고요. 확실히, 이 야경은 다시 봐도 좋았습니다.

상하이 황푸강 유람선을 타고 찍은 건물 사진
상하이 황푸강 유람선을 타고 찍은 강 사진
상하이 황푸강 유람선을 타고 찍은 동방명주 사진

아래는 제가 5년전에 상하이 유람선을 타고 메모장에 기록해 둔 글이에요.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유람선이었다. 최고의 선택이었고, 태어나서 본 야경과 조명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어폰 볼륨을 키웠고, 내가 좋아하는 해리 스타일스의 Golden과 요즘 자주 듣는 코난 그레이의 The Story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집에서 반복해 듣는 것과, 이렇게 멋진 풍경이라는 시각적인 요소가 더해졌을 때의 만족감은 확실히 달랐다.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상하이 동방명주 야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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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따룬파 마트, 大润发

이제 정말 오늘의 마지막 일정입니다. 3박 4일 여행 중 마지막 날은 낮에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고, 셋째 날은 투어 일정으로 밤 10시가 넘어 돌아올 예정이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시간은 오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상하이 대형 마트인 따룬파에 가기로 했습니다. 마트는 생각보다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택시를 타고 꽤 오래 이동했어요. 너무 멀어서 갈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기념품은 사야 했고 무엇보다 제가 해외 마트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결국 가기로 했습니다.
마트에 도착하니 입구 초반에 한국인들이 많이 사 가는 기념품들이 한 구역에 정리돼 있었어요. 덕분에 이곳저곳 헤매지 않아도 되었고, 그 자리에서 쇼핑을 거의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유명한 세 다람쥐 마카다미아와 계란 과자, 토마토 라면, 그리고 눈에 띄는 과자들을 골랐어요. 미리 많이 알아보고 가지 않아 무엇을 사야 할지 걱정했는데, 이렇게 한곳에 모여 있으니 오히려 훨씬 수월했습니다. 가격도 확실히 저렴한 편이었고요. 여행의 끝자락에서 장을 보며 기념품을 고르다 보니, 이제 정말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게 실감났어요. 하루를 꽉 채워 보낸 만큼, 이 일정도 나름대로 좋은 마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상하이 따룬파 마트 간판 사진

따룬파 마트에서 사온 기념품을 지금 다 먹어본 뒤 남기는 후기를 정리해보면 계란과자와 세 다람쥐 마카다미아, 그리고 말차 과자가 특히 맛있었고요. 토마토 라면과 오레오 과자는 무난한 정도, 쏘쏘였습니다. 그래도 캐리어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많이많이 사오시길!


그렇게 장을 보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 동방명주 건물 전체 조명이 늦은 밤이 되면 한 번에 꺼진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소등 시간은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제가 갔던 12월에는 밤 10시에 불이 꺼졌어요. 예전에 상하이에 왔을 때는 그 장면을 꼭 보고 싶어서 동방명주 앞에 서서 10시가 되길 기다리며 캠코더로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호텔 방에서 엄마와 함께 그 순간을 지켜봤습니다.
10시가 되기를 나란히 기다리던 그 시간이 괜히 좋았고, 하루를 차분하게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일은 오후에 투어 일정이 있어서, 느지막이 일어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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