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나트랑에서의 2일차 아침이다.
아무래도 배탈이 난 것 같다. 어제 이것저것 많이 먹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몇 가지를 추측해본다.
먼저 물갈이가 아닐까 싶다. 호텔 숙소에서 수돗물로 양치하면 이런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눠 준 생수로 입을 헹궈야 한다고들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길거리에서 산 망고가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조식은 먹어야 하니까 조식을 먹으러 내려왔다. 호텔에 사람이 많은 줄은 몰랐는데, 식당에는 정말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음식도 적당히 먹을 것들이 꽤 많아 보였다.

식사를 하고 어제 잠깐 보았던 호텔 옥상 수영장에 와봤다. 왠지 그냥 떠나면 아쉬울 것 같아 잠깐 구경을 하러 올라왔다. 전망이 정말 좋지 않나요.
배탈이 나도 여행은 할 수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 나트랑에서 달랏으로 버스를 타고 4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그것도 아침 시간으로 버스를 예매해 두었다. 미룰 수도 없어서 일단 나갈 채비를 하고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해 보니 버스터미널이라기보다는 건물 1층의 작은 사무실 같은 공간이었다. 버스는 인터넷으로 예매해 두었는데, 어디에서 타면 되는지 여쭤보며 예매 화면을 보여드렸다. 그런데 내가 오늘이 아니라 내일 시간으로 예매를 해두었다고 한다.
과거의 내가 오늘 배탈이 날 걸 알고 있었던 걸까. 그렇지만 오늘 달랏 숙소도 이미 예약해 둔 상태라, 시간을 바꿔 바로 리무진 버스에 탑승했다. 다행히 친절하게 바로 교환해 주셨고, 마침 자리가 딱 한 자리 남아 있었다.
나트랑에서 달랏으로 이동
- 리무진 버스 예매: Vexere 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버스에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한 번 더 들른 뒤 탑승했다.
리무진 같은 버스였는데, 한 10인용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의자도 우등버스보다 더 좋았고 푹신해서 편안했다. 가는 길에는 어제 서점에서 산 퀴즈북으로 스도쿠를 조금 하다가, 그냥 잠을 청하기로 했다. 아니, 차라리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기절하듯 잠들기를 바랐다.

역시 배탈이 가벼운 배탈은 아니었나 보다. 점점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히 중간에 휴게소 같은 작은 매점에 한 번 들렀다. 정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예전에 라오스를 여행했을 때도 도시를 이동하면서 중간에 들렀던 휴게소가 있었는데, 그곳과 정말 비슷하게 생겨서 조금 놀랐다.
달랏 가성비 숙소 : Nguyen Tai Hostel
- 숙소 명: 응우옌 타이 호스텔 앤 커피 다랏
- 객실 정보: 프리미어 더블룸, 시티뷰, 퀸베트 1개
- 가격: 2박 3일/ 52,000원

그리고 리무진 버스 기사님께서 인원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여행객들을 각자 호텔 앞에 내려주셨다.
나트랑에서 달랏으로 넘어왔고, 달랏에서 3박을 보낼 예정이다. 그리고 그중 이틀을 머무를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예약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호스텔인데, 넓은 방을 선택했는데도 꽤 저렴했던 기억이 난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나와 바로 근처 약국으로 향했다. 약국에 들어가니 나도 약사님도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조금 어색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래도 사진을 보여 드려 지사제를 구매했다. 살면서 지사제를 사 먹어 보는 것도 정말 처음이었다.
달랏 랜드마크: '크레이지 하우스'
- 입장료: 80,000 VND (약 4,500원) 현장 구매
- 운영 시간: 오전 8:30 ~ 오후 6:30

오늘은 달랏에서 가볍게 숙소 근처를 둘러볼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호기심을 자극했던 크레이지 하우스로 왔다. 오늘 하루가 정말 크레이지하네요. 입장료는 80,000 VND, 약 4,500원 정도였다.


크레이지 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아주 독특한 건물이다. 자연과 다시 연결되자는 메시지를 담아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 내부와 외부에는 미로 같은 통로와 좁은 다리, 동굴 같은 계단들이 이어져 있어 그 사이를 오가며 구경하게 된다.


잠깐 비가 와서 건물 밖으로는 나가지 못할 것 같아 잠시 앉아 있을 곳을 찾았다. 마침 창가에 피아노가 놓인 자리가 있어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오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피아노만 칠 줄 알았다면 정말 엄청난 곡이 나왔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가 그치고 다시 돌아다니다 보니 방 같은 공간이 나왔다. 알고 보니 이곳은 실제로 숙박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정말 콘셉트가 독특하고 흥미롭지 않나요. 예약이 가능했다면 여기서 꼭 한 번 머물러 보고 싶었다. 마치 상상 속 판타지 영화에서 볼 법한 방이었다.


또 제 마음을 앗아간 곳, 소품샵. 인테리어가 정말 예쁘지 않나요? 인테리어도 그렇고 걸려 있는 제품들까지, 이 공간이 참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크레이지 하우스는 규모가 제법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미로 같은 곳이라 여기가 내가 왔던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 저 위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기는 어떻게 올라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달랏에 간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달랏 맛집 추천: Guru Chay 비건 레스토랑
- 위치: 51 Đ. Hoàng Diệu, Phường 5, Cam Ly - Đà Lạt, Lâm Đồng 70000, Vietnam
- 운영 시간: 오전 10:00 ~ 오후 10:00

배가 고픈 걸 보니 약이 조금은 효과가 있었나 보다. 이제 제대로 된 식사를 위해 비건 레스토랑을 찾아왔다.


이렇게 넓은 식당인데 식사가 끝날 때까지 손님이 나 혼자였다. 마치 식당을 통째로 대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었는데 왜 손님이 없지 하고 괜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나갈 때 보니 2층이 있었고, 그곳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음식은 세 가지를 시켰다. 사실 메뉴판을 보면서 음식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고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고른 것 같았다. 메뉴판을 조금 더 정독해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직원분이 빨리 오셔서 거의 메뉴판을 넘기듯 급하게 고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양이 꽤 많아서 오른쪽 메뉴는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 가운데 요리와 소스가 비슷해서 맛이 조금 겹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건 조개 같은 모양의 껍질을 뜯어 그 안에 있는 음식과 함께 먹는 요리였다.

이건 고기찜이 아니라 두부 요리였다. 두부가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구나 싶었고, 두부지옥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만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밥이 필요할 것 같아 밥 종류도 하나 시켰는데, 피스타치오 밥이었던 것 같다. 셋 중에서는 이 메뉴가 가장 맛있었다. 오른쪽에 곁들여 나온 장아찌 같은 반찬도 정말 맛있었고, 밥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많이 시켰는데도 한국 돈으로 삼만 원이 채 안 된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바로 나와 옆에 있는 마트에 들러 숙소에서 먹을 간식거리를 조금 샀다. 그런데 거기서 식당 직원분을 마주쳐 괜히 민망했다. ‘돼지 또 먹네’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 하루를 조금 일찍 마무리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달랏 여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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