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여행 4일차. 벌써 다섯 개의 도시를 지나왔고, 오늘은 여섯 번째 도시인 드레스덴으로 향하는 날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해 여러 도시를 거쳐, 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도시, 베를린으로 향하는 여정이다. 베를린을 중심으로 근교 도시를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던 중, 내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드레스덴이었다. 어쩐지 이 도시는 내게 굉장히 힙하고, 예술적인 기운이 가득한 곳처럼 느껴졌다.
Dresden 드레스덴 도착
드레스덴은 엘베강을 사이에 두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마주 선 도시다. 바로크의 우아함이 스며든 고전적인 풍경과 자유롭고 감각적인 현대 문화가 한 호흡 안에 공존한다. 한 도시에서 두 개의 시간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드레스덴에서 묵은 숙소는 에어비엔비로 예약했다. 체크인은 간단했고, 내부는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굉장히 감각적인 공간이었다. 인테리어와 벽에 걸린 그림들까지 하나하나 신경 쓴 흔적이 느껴졌다. 마치 작은 스튜디오에 머무는 듯한 기분. 혼자 지내기엔 더없이 완벽한 공간이었다. 드라이기가 없었던 것만 빼고는.

숙소는 신시가지에 위치해 있었다. 주요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대신 주변에 작은 상점과 빈티지 숍이 모여 있었다. 그래서 동네부터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나와 Kunsthofpassage Dresden 까지 걸어가는 길에 마주한 신시가지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Kunsthofpassage Dresden

드레스덴의 숨은 명소 Kunsthofpassage Dresden에 도착했다. 골목 안은 바깥 도로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색이 뚜렷한 벽화와 개성 있는 건물 외관이 이곳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안에는 둘러볼 만한 상점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갑자기 허기가 느껴져 식당을 찾았다. 근처를 구글 지도로 확인하고 찾아간 곳은 문이 닫혀 있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아랍 요리 식당 Alnibras에 들어갔다. 케밥을 주문했다. 접시에 담긴 양은 예상보다 많았다. 절반 정도 먹었을 때 이미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와서 유난히 케밥이나 또띠아 같은 음식을 자주 먹게 된다. 특별히 실패한 적은 없다.


드레스덴에 오기 전 미리 저장해둔 빈티지샵들은 기대에 비해 조금 아쉬웠다. 대신 트램을 타러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Specials Vintage Store에는 고를 만한 옷들이 몇 가지 있었다. 드레스덴 빈티지샵 중에서는 추천할 만한 곳이다.


드레스덴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로 이동했다.


Frauenkirche Dresden 프라우엔키르헤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바로크 양식 교회 프라우엔키르헤 드레스덴에 들렀다. 18세기에 세워졌고, 전쟁으로 붕괴된 뒤 2005년에 복원되었다. 외벽에는 당시의 석재 일부가 그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내부는 이전에 보았던 교회들과 분위기가 달랐다. 전체적으로 밝은 색을 사용하고 있었고, 장식은 섬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천장 높이가 상당해 공간이 더 넓게 느껴졌다. 예상과 다른 장면이 펼쳐질 때, 공간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Altmarkt 알트마르크트 광장





알트마르크트 광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마켓이 열리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장소라고 한다. 그래서 광장 주변에는 숙소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내가 방문한 5월에도 작은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기념품과 먹거리를 파는 부스가 이어져 있었고, 사람들은 맥주를 곁들여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아니어서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지만 다음에는 크리스마스의 풍경을 보러 또 방문하고 싶다.
젬퍼 오페라 하우스, 요한왕 기념상



오페라 하우스 앞까지 걸어왔다. 구시가지는 규모가 크지 않아 대부분의 거리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기에는 적당한 동선이다. 젬페 오페라하우스 앞에는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미리 알았다면 표를 예매해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앞 요한왕 기념상 주변에서 단체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Augustiner an der Frauenkirche Restaurant



독일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슈니첼을 먹기 위해 Augustiner an der Frauenkirche에 들렀다. 식당은 분위기가 좋았고, 메뉴도 다양했다. 내부와 테라스에는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혼자라 자리가 없을까 잠시 걱정했지만, 직원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슈니첼과 흑맥주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 먼저 맥주가 나왔고, 한 모금 마셔보니 정말 맛있고 부드러웠다. 곧 나온 슈니첼은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한 형태였다. 익숙한 모양이었지만 맛은 조금 달랐다.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처음 제대로 먹어본 독일 음식이었을지도 모른다.


식사를 마친 뒤 산책을 겸해 브륄의 테라스 앞에서 골든 라이더까지 걸었다. 강을 따라 이어진 길은 비교적 한산했고, 주변 풍경도 차분했다. 드레스덴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다. 독일에서 살아볼 도시를 하나 고른다면 이곳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숙소로 돌아가기 전 마트에 들러 필요한 것들과 딱딱복숭아를 샀다. 그렇게 드레스덴에서의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한 도시 안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오가며, 두 가지 매력을 모두 품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내일이면 베를린으로 이동한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도시다. 드레스덴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 다음에 독일을 다시 찾게 된다면 이곳에도 다시 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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